

어느 카페, 공간에 마음을 빼앗길 때가 있다.
나는 월정제과의 이 반죽 펴는 기계에 눈길이 머물렀다. 방금 먹은 밀푀유 애클레어가 나쁘지 않았다. 그 밀푀유 반죽이 이 자리에서 켜켜이 쌓여 만들어지는 것이겠거니.

그런 뒤에 매대 너머 준비 공간을 바라봤다. 등 뒤에 큼지막한 오븐. 높은 천장의 공간감이 카페에 앉아있던 한시간 가량의 시간 동안과는 다른 의미로 전달되었다.
구옥이나 한옥은 천장이 탁 트인 이 공간감 때문에 찾는 것이지만, 서빙과 제빵이 함께 이루어질 이 공간을 뒤에서 부터 조망하는 것은 밀푀유처럼 켜켜이 쌓인 레이어를 부감시킨다.

그 아래, 뭐 책. 이건 손님들 것이라기보단 사장님과 직원들이 읽다가 늘어놓은 것 같고...





뭐 이리 유머러스해. 일관된 작품들이 보이는 것이 직원이나 사장님의 취향인듯하다. 아니면 친한 분이 계시거나...
음 근데 산딸기 밀푀유는 정말 잘 그렸다.

콩은 리브레. 가장 잘 나간다는 시그니쳐 블렌드 노 서프라이즈. 맛은 그냥 나쁘지 않다는 정도의 느낌.
커피 리브레는 프릿츠처럼 워낙 이곳 저곳 납품을 많이 하는 로스터리다보니 개성 강한 원두들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인상이다. 그 애매한 밸런스가 사실 롱런의 비결이지만.


음료 가격대가 착하다. 제빵이 주력이고, 납품 받는 것이 아니라 이 곳에서 모두 만드는 것이니 음료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도 제빵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생기는 것 같다.
별채도 있어서(인테리어는 꽝이지만) 생각보다 수용 인원도 많고, 위치도 좋아서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모으는 곳이다.
그리고 이 밀푀유가 유명한데, 산딸기는 원래 여름에 먹는 거라지. 새콤하고 맛있다.



별채 구경...공간 둘러보기.


마른 우물이 있다. 꽤 깊은 것이, 실제로 예전에 사용되었던듯.
우리 시골집 앞에도 이런 우물이 있었는데 이제는 물이 마른듯하다. 우물에 물이 마르는 이유는 뭘까. 지하수고갈? 가뭄?
어쨌든, 월정제과란 이름의 유래를 아주 명쾌하게 알 수 있다.

약간 마이너스 포인트라면 적산가옥 느낌의 외관이 참 갑갑하고 멋이 없다. 간판도 너무 작고.
그래도 장사 잘 되고, 사장님들 친절하시니. 에헤라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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