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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따라멋따라

사실 버거킹은 꽤 괜찮은 커피를 서빙한다.

버거킹 경주보문점 경북 경주시 엑스포로 80

 아침에 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틀어둔 뉴스 채널에선 경주의 폭염 소식을 전한다. 월요일엔 39도를 넘나들었다나. 하필 여름 휴가를 경주, 더울 수 밖에 없는 곳으로 와 조금 고생을 하고 있다. 경주 일정 대다수가 뙤약볕 아래를 돌아다녀야 하는 일정이라 사람들은, 낮엔 에어컨 있는 곳으로 몰려가고 밤에만 밖을 돌아다니는 밤도깨비가 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한시간 남짓 혼자 있을 시간이 생겼다. 차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쉬기에도 너무 긴 시간이라, 가까운 카페를 찾다가 버거킹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버거킹은, 꽤 멋진 커피를 서빙하거든.

 버거킹의 아메리카노가 맛있다는 사실은 주변 사람들은 잘 모르는 나만의 비밀이다. 일단은 대체로 한국인들에게 아메리카노란 주로 아이스로 빠르게 흡수되는 카페인 공급원이다. 그래서 맛대가리없는 스타벅스의 그 아이스아메리카노가 우리 커피 문화를 좀 어지럽혔지. 

 

 그런데 조금 커피의 맛을 즐기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버거킹은 프랜차이즈 커피 중 가장 가성비가 뛰어나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는 버거킹의 커피를 가성비로 이길 브랜드는 없다. 

 

 단돈 1600원. 사실은 아이스로 먹기보단 따듯하게 먹어야 더 맛있는 커피에 속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 더위에 아무리 에어컨이 틀어져있다고 해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건 넌센스.

 자리에 앉아 책을 보며 글레이징 된 쌉쌀함과 탄수화물 성분이 당화되어 뿜어져나오는 단맛이 골고루 배어든 커피를 마신다. 창밖엔 경주 엑스포 탑을 바라볼 수 있다. 같은 건물에 아이들 체험시설도 있어서 그런지, 에어컨을 찾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홀 안에는 노신사께서 뜨거운 커피 달랑 올려두고 노트북으로 뭔가 문서를 살피고 있다. 그 앞에는 다른 남성이 아이스커피를 두고, 또 뭔가를 하고 있다. 

 

 나의 휴식은 한시간을 넘겼을 때 바로 끝났다. 그래도, 버거킹의 커피는 그 한시간 동안 썩 만족감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