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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기록부 이야기

간호학 영어 교과 연계 도서 : 비만의 제국

 


"당장 도서관에 가서 과세특에 넣을 책을 빌려오세요." 


 

기말고사가 끝나면 (아차, 2차 정기시험이라고 부른다 지금 학교에서는) 성적 확인을 마치고 나서, 내가 아이들에게 해주는 말이다. 과세특에 들어갈 도서 내용이 가장 중요하다. 동아리, 진로활동, 자율활동에 넣을 도서보다 훨씬 중요하다. 동아리나 진로활동은 원래 별도의 교육과정계획 없이 책을 중심으로 연구활동을 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과세특은 그렇지 않다. 아이들이 바쁜 학교생활 틈바구니에서 교과의 특정 지식에 대한 자기주도적인 탐구를 수행했다고 하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는,

 


"동아리는 샘들이 시켜서 읽은 거고 과세특은 너희가 노력해야 읽고 넣을 수 있어.

과세특에 책 넣어야 돼. 지금 빨리 읽고 가져와."


 

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별도의 컨설팅을 받은 것이 아니면 아이들은, 엉뚱한 책을 가지고 오곤 한다. 오늘은 간호학을 지망하는 두 명의 아이가, 각각 <눈 먼 자들의 도시>와 <당신도 느리게 나이들 수 있습니다>를 골라왔다.

 

 

그래서 아이를 붙들고 와서 대화를 시도했다.

 

"오오우...나...쁘지 않은 책...이긴 한데 그...이론적으로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들었는데? 쇼닥터였기도 하고."

"그런가요? 근데 제가 노인 전문 간호사를 하고 싶어서."

"그래 그래 나쁘진 않은데..."

 

특별히 책의 저자에 대해서, 모르고 있는 아이에게 굳이 설명을 해서 불쾌감을 주고 싶진 않다. 그리고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노화 관련 책을, 이론적 입증이 충분히 되었는지 의심스러운 책을 제시해주기도 어렵다. 그래서 내가 수업 시간에 아이들에게 자주 추천해주는 책 이야기를 꺼냈다. 우선 급한대로. 

 

https://www.aladin.co.kr/shop/UsedShop/wuseditemall.aspx?ItemId=511883&TabType=2

 

[알라딘]비만의 제국

 

www.aladin.co.kr

 

 

"알라딘에서 890원밖에 안하네. 배송비는 3,4천원 들겠지만."

"이 책 써요?"

"비만 관련 지문 많이 봤잖아."

 

실제로 이번 학기에 비만 관련 지문을 여러가지 읽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수업 중 설명도 했었는데, 급한대로다. 영어 교과에서 연계할만한 간호학과 책으로 우선 한권. 

 

"청소년 비만 관련 제시문을 읽다가 호기심이 들어 미국의 비만율을 찾아보았다고 하면 될듯해. 그리고 간호학과에서 공중보건이랑, 노인질환으로 비만을 확대할 수 있으니까."

"아 네에."

 

이렇게 설명을 마치고, 우선 아이를 돌려보냈다. 교실엔 다른 아이들도 많으니까. 영어 교과는 조금 애매한 점이 있다. "독서기록장 영어로 써야돼요?" 같은 질문을 하는 아이들도 있고 말이다. 5등급제로 바뀌면서 과거에 비해 학종을 써 볼 아이들의 풀은 넓어졌다. 그런데 과세특에 독서기록장의 필요성을 아는 아이들은 소수다. 실천은 더욱 소수다. 여기는 강남 8학군도 목동도 아니니까. 

 

 그런 아이들에게 당장 도서관에 있는 책, 혹은 수업 중 실제로 교과연계가 가능하겠다 싶어 소개해준 책부터 하나씩. 내가 전문가가 아닐 테니 나의 이야기에 정답은 없다. 최상의 컨설팅이 될 수도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지금, 뭐라도 해야할 때다.

 

아래는 제미나이를 통해 생성한 <비만의 제국> 관련 내용이다.


 

미국의 의학·보건 전문 저널리스트 그렉 크리처(Greg Critser)가 쓴 《비만의 제국》(원제: Fat Land: How Americans Became the Fattest People in the World)은 비만을 단순히 개인의 게으름이나 의지 부족으로 치부하던 기존의 시각을 완전히 뒤엎은 명저입니다. 저자는 풍부한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미국의 비만은 정부의 농업 정책, 식품 기업의 교묘한 마케팅, 그리고 이를 방조한 사회·문화적 시스템이 결탁해 만들어낸 '정치·경제적 합작품'"이라는 충격적인 실상을 고발합니다.

1. 정치와 농업의 결탁: 저렴하고 풍부한 칼로리의 탄생 (Up, Up, Up)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뚱뚱한 나라가 된 시발점은 역설적이게도 1970년대 미국의 정치적 위기였습니다.

얼 버츠(Earl Butz)의 농업 개혁: 1970년대 초,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치솟는 식품 물가로 인해 표를 잃을까 전전긍긍했습니다. 이에 농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얼 버츠는 농가에 "가장 많이, 대량으로 생산하라"고 주문하며 농업 보조금 시스템을 전면 개편합니다. 그 결과 옥수수와 대두(콩)가 미국 영토에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액상과당(HFCS)의 도입: 때마침 일본 연구진이 개발한 대량 생산 기술을 통해, 과잉 생산된 옥수수로부터 설탕보다 훨씬 값싸고 단맛이 강하며 유통기한이 긴 '액상과당'을 추출해 냅니다.

팜유(Palm Oil)의 가공: 비슷한 시기, 식품 가공 기술의 발전으로 저렴한 수입 팜유를 안정적인 고체 지방(가공 유지)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 팜유는 과자, 빵, 튀김 등 모든 가공식품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핵심 요약: 미국 정부의 정책 덕분에 식품 기업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고칼로리 액상과당'과 '포화지방 덩어리인 팜유'를 무제한 공급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2. 기업의 영리한 상술: "더 크게, 더 많이" (Supersize Me)
식품 기업들은 넘쳐나는 저렴한 원료를 활용해 이윤을 극대화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것이 바로 양을 늘려 이익을 남기는 마케팅이었습니다.

데이비드 월러스타인과 '대형화(Super-sizing)': 영화관 경영자이자 맥도날드 이사였던 월러스타인은 소비자들이 남들의 시선 때문에 '돈을 더 내더라도 팝콘이나 감자튀김을 두 번 사 먹는 것'은 꺼리지만, '처음부터 거대한 하나의 패키지로 파는 것'은 죄책감 없이 구매한다는 심리를 발견했습니다.

가성비(Value Approach)의 덫: 식품 기업에 원료비는 아주 적은 비중을 차지하므로, 양을 2배로 늘려도 비용은 몇 센트밖에 들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단돈 30센트만 더 내면 빅사이즈로 업그레이드!"라는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했습니다.

소비자는 합리적인 소비를 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몸이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잉여 칼로리를 한 번에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3. 침투와 붕괴: 경계가 사라진 시장과 학교 (World Without Boundaries)
저렴한 패스트푸드와 고칼로리 식품은 급기야 아이들이 머무는 신성한 학교 공간까지 집어삼켰습니다.

학교 급식의 민영화: 1980년대 레이건 정부 시절, 예금 감축의 일환으로 학교 급식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습니다. 재정난에 처한 학교들은 자구책으로 맥도날드, 피자헛, 코카콜라, 펩시 같은 거대 식품 기업들과 독점 계약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학교 안의 패스트푸드점: 학교 식당에 유명 브랜드의 피자와 탄산음료 자판기가 들어섰고, 학교는 이들로부터 커미션(수수료)을 받아 학교 운영비를 충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유년 시절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배워야 할 아이들이 매일 학교에서 기름진 패스트푸드와 설탕 범벅인 음료에 무방비로 노출되었습니다.

4. 신체 활동의 종말: 칼로리가 몸에 축적되는 이유
소비량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반면, 미국인들이 에너지를 소비할 기회는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체육 수업(P.E.)의 실종: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와 학교 재정 부족으로 인해 많은 공립학교에서 필수 체육 수업 시간이 줄어들거나 아예 폐지되었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정적인 삶: 1980년대 이후 비디오 게임(닌텐도 등), 컴퓨터, 수많은 케이블 TV 채널의 등장은 아이들과 성인들을 모두 소파에 묶어두었습니다.

도시 구조의 변화: 인도가 없고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된 교외 도시(Sprawl) 확산은 미국인들에게서 '걷는 즐거움'을 빼앗아 갔고, 일상적인 신체 활동을 완전히 소멸시켰습니다.

5. 문화적 방조와 왜곡: "뚱뚱해도 괜찮아?" (What Fat Is, What Fat Isn't)
미국 사회는 비만 인구가 급증하자 이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문화적·사상적으로 합리화하는 길을 택했다고 저자는 강하게 비판합니다.

'사이즈 수용 운동(Size Acceptance Movement)': "몸무게에 상관없이 내 몸을 사랑하자"는 긍정적인 취지로 시작된 운동이 점차 변질되어, 비만이 유발하는 심각한 의학적 위험성까지 은폐하고 방관하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의류 업계의 '배니티 사이징(Vanity Sizing)': 의류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이 살이 쪘다는 상실감을 느끼지 않도록, 실제 크기는 키우면서 라벨의 사이즈 숫자(예: 오리지널 8사이즈를 6사이즈로 표기)는 그대로 유지하거나 낮추는 꼼수를 썼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여전히 날씬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들었습니다.

종교와 부모의 방임: 청교도적인 절제 정신은 사라졌고, 대중을 의식한 대형 교회들은 과식을 다그치지 않았습니다. 베이비붐 세대 부모들 역시 자녀에게 식사 규칙을 강요하면 거식증 같은 정신적 부작용이 생길까 두려워하며 자녀의 폭식을 방임했습니다.

6. 비만의 대가: 소리 없는 재앙, 소아 당뇨 (What the Extra Calories Do to You)
그렉 크리처가 이 책에서 가장 경악하고 슬퍼하는 대목은 '어린이들의 건강 붕괴'입니다.

제2형 당뇨병(성인형 당뇨)의 소아 발병: 과거에는 노화나 비만한 성인에게 주로 나타나던 제2형 당뇨병이 10대, 심지어 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서 폭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사 증후군의 습격: 고농도의 액상과당과 팜유는 인슐린 저항성을 극도로 높여 체내 지방 축적을 가속화하고, 아동들의 간을 지방간으로 만들며, 고혈압과 동맥경화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했습니다. 저자는 아동 당뇨 병동의 비참한 실태를 생생하게 묘사하며 이것이 국가적 재앙임을 경고합니다.

7. 계급 문제로서의 비만: 가난할수록 뚱뚱해진다
이 책의 가장 날카로운 통찰 중 하나는 비만이 철저한 '계급적 질병'이라는 점입니다.

비싼 건강, 저렴한 비만: 유기농 채소, 신선한 과일, 헬스장 회원권, 개인 트레이닝은 상류층의 전유물이 되었습니다. 반면, 소득이 낮은 노동자 계층과 빈민층은 가장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 있는 패스트푸드와 마트의 고칼로리 가공식품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부유층은 점점 더 날씬하고 탄탄해지는 반면, 빈곤층은 경제적 결핍으로 인해 점점 더 비대해지고 질병에 취약해지는 구조적 불평등이 고착화되었습니다.

8. 결론과 제언: 무엇을 해야 하는가 (What Can Be Done)
그렉 크리처는 책을 마무리하며 시스템의 개혁과 동시에 '개인의 도덕적 각성과 의지' 역시 필요함을 역설합니다. (이 부분은 환경론적 분석을 하다 갑자기 개인의 의지를 강조했다며 일부 평론가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제도적 개혁: 학교 내 탄산음료 자판기 및 패스트푸드 퇴출, 공립학교 체육 수업의 의무적 부활, 정크푸드에 대한 마케팅 규제와 세금 부과.

문화적 인식 전환: 뚱뚱한 것을 방관하는 '속 편한 망상'에서 벗어나 비만을 명백한 '질병'이자 '위험'으로 인식해야 함.

가정의 역할: 부모가 식탁에서 단호하게 식사 규칙을 세우고 고칼로리 음식을 통제하는 '엄격한 사랑(Tough Love)'을 실천해야 함.

💡 요약하자면
《비만의 제국》은 미국 정부의 잘못된 농업 정책이 낳은 싼 원료(옥수수와 대두) ➔ 기업의 이윤 극대화 상술(대형화 마케팅) ➔ 공공 시스템의 붕괴(학교 급식 민영화 및 체육 폐지) ➔ 이를 합리화한 대중문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며 미국인들의 몸을 거대하게 시드로 개조해 버린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한 책입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가 탕후루, 패스트푸드, 초가공식품 열풍과 소아 비만·당뇨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발간된 지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강력한 경고와 시사점을 주는 필독서입니다.